죽도 사람들(7)ㅣ이정심
	부부가 단짝이 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닷일을 하는 모습이 꼭 한 쌍의 잉꼬 같다.	죽도에 남자 어르신은 유일하게 한 분이 계시는데 동네일을 도맡아서 하신다. 젊었을 때부터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셔서 이곳 바다와 물때를 훤히 꿰뚫으신다. 몇 년 전에 어선은 폐선하였고, 지금은 그물로 고기잡이를 하신다. 바로 박기복 어르신이다. 그분 곁에는 평생 단짝인 김금자 성도님이 계신다. 두 분이 함께 동행하는 모습이 한 쌍의 잉꼬이다. 돌김을 뜨는 작업을 할 때는 어르신이 꼭 옆에서 말릴 수 있게 날라서 펼쳐놓은 작업을 해주신다. 그물을 담그러 갈 때도 두 분이 동행하면서 오후 늦게 가서 놓고, 아침녘에 그물 올리는 수고를 하는데 추운 겨울에는 고생이 참 많으시다. "추운데 고생이 많으세요!" 하고 인사를 하면 "고생 없이 하는 일이 없지라-" 허허 웃으며 건네는 말 속에서 성실함이 묻어 나온다. 지금은 숭어 철이라서 숭어가 많이 잡힌다. 곱게 손질해서 말린 고기를 몇 마리 주시곤 할 때마다 정성과 사랑을 함께 전달받곤 한다. 김금자 성도님은 64세로 죽도에서 가장 젊으시다.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씨도 정말 멋쟁이시다. 항상 웃으면서 미혼인 딸들이 엄마를 부를 때 "금자씨 금자씨 우리 금자씨"라고 부른다면서 한바탕 웃곤 한다. 작년 여름, 바쁜 미역철에 기운이 바닥난 상태로 얼굴이 오랫동안 헬쓱해서 안타까웠는데 점차로 회복되어 지금은 정상 기운을 되찾아 정말 감사하다. 하나님의 돌보심이요, 은혜라고 믿는다. 작년 1월부터 교회를 출석하시면서 죽도에 와 계실 때는 꼭 참석하신다. 처음엔 남편의 반대로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남편이 어서 교회에 가라고 할 정도이다. 아팠을 즈음에도 '기운이 없어서 쉴려고 하는데 남편이 교회에 가라'고 하셨다면서 오셨다. 이젠 신앙고백도 하신다. 예쁘게 단장하고, 예배자리에 나오는 모습이 정말 고우시다. 파도가 높지 않으면 어김없이 그물을 들고 바닷가에서 그물질을 하는 두 분의 모습이 한 쌍의 잉꼬이다.// - 이정심(한국섬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