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눠도 다시 살아난다 해삼의 비밀 '완벽한 재생력' 극피동물인 해삼은 해삼강에 속하는 해삼류의 총칭이다. 잠수하여 채취하며 회나 찜 등으로 먹는다. 약효가 인삼과 같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장식품으로 '바다의 인삼'으로 불린다. 암수가 있지만 겉모습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다. 수온 17℃ 이하에서 식욕이 왕성하고 17℃ 이상이 되면 먹지 않고 25℃ 이상이 되면 여름잠을 잔다. 서유구는 '전어지'에서 '해삼은 바다에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몸을 이롭게 하는 생물'이라고 예찬했다. 예로부터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제주도의 홍해삼을 으뜸으로 친다고 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해삼을 오이에 비유했다. 등쪽에 돌기가 돋아있고 긴원통형이 오이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밑에는 관족이 있어 물 밑바닥을 기어 다닌다. 정약전이 말한 백개의 발이 관족이다. 해삼의 특징 중 하나는 몸을 둘 이상으로 나눠도 재생력이 강해 완벽하게 살아난다는 점이다. 외부 자극을 받으면 장(腸)을 끊어 항문 밖으로 내보낸다. 30~40일 지나면 내장을 다시 복원하고 활동한다. 창자는 달콤한 맛이 우러난다. 염장하여 젓갈을 만드는데 귀하고 값이 비싸다. 해삼창자젖은 해서장(海鼠腸), 일본말로 고노와다라고 불린다. 해삼의 순우리말은 '뮈'라고 표현했다. 지붕유설에는 '니(泥)'라고 불렀다. 효능도 다양하다. 해삼 연골의 콘드로이친(Chondroitin)은 관절의 연골에 영양을 공급하고 물리적인 충격과 스트레스를 흡수시켜주는 유액이 연골에 머물도록 해서 탄력을 늘리는 기능을 한다. 해삼은 체내에 홀로수린(holothurin)이라는 사포닌(saponin)과 비슷한 독성 물질을 미량 함유하고 있는데 다른 물고기 사냥에 이용하기도 하지만 인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독성물질은 백선균(무좀균)을 죽이며 균에 내성을 만들지 않아 여러 번 사용해도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 또 자극성이 없어서 짓무르는 무좀, 건조성 무좀에 사용한다. 스트레스로 생기는 불쾌함, 어깨결림, 두통 등 심신장애와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주독을 중화한다. 성기능 저하, 변비, 위궤양 치료, 치아와 골격의 형성, 근육마비, 출혈과다로 오는 빈혈 등에 사용되기도 한다. 가을부터 맛이 좋아지기 시작해 동지 전후에 가장 맛이 좋다. 회로 먹거나 볶음 찜 탕 등으로 먹는다. 전호성 기자 / 내일신문에서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