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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소녀 선우의 유년나기/필자 소개
  글쓴이 : 백형환     날짜 : 2013-09-11 07:40     조회 : 6849    







제가 낙월교회에 부임하기는 2012년 작년 5월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목회자가 비어있다는 말이
하필 저한테는 비수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내와 여섯 살 딸아이 선우,
그리고 태중의 아이를 데리고 섬에 왔습니다.

한창 봄인지라 제멋대로 자라버린 잡초 제거와
그와 못지 않게 고갈되어진 성도들의 마음 밭을 돌보기에도 빠듯할 때에
저는 또 하나의 문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아직도 한참 이른 선우의 학교 입학 문제였습니다.

한때 낙월도는 수 천 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합니다.
섬 면적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이웃 임자도와 함께 새우젓 60-70%를 생산하는 어장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도에 접어들면서 점점 섬사람들이 빠져나가더니
지금은 100여 명 정도의 노인들만 남았습니다.

본래 섬에는 중학교까지 있었지만
두 개의 초등학교 중 한 개와 함께 이미 폐교되었고
수 백 명이 넘었다는 나머지 초등학교 학생수도 감소하여
내년 2월, 전교생이자 6학년 3명이 졸업을 하면
더 이상 입학할 학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어
폐교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선우의 나이 겨우 여섯 살,
내년에 조기 입학이 가능한지 우선 그것부터 알아봤습니다.
이 일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섬사람들 모두의 관심사였습니다.
아니 저희들보다 훨씬 가슴 졸이며 지켜보셨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학교는 이 분들의 자존심이었습니다.

다행히 선우의 조기입학이 받아들여져 학교는 존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 3월, 선우는 입학하여 '나 홀로 학생'이 되었습니다.
선조 대대로 이어온 학교를 살렸다며 눈물을 보이는 분들의 심정을
이방인인 저도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 백형환(낙월교회 목사 : 전남 영광군 낙월면 상낙월리)

* 낙월도 소개 영상(목포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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