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정원에 분재ㆍ쇼나조각ㆍ수석… '섬 갤러리' '천사섬 분재공원'으로 문을 열어 사진 설명) 1. 산책로 주변에 분재와 쇼나조각 등을 설치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2. 쇼나 조각 '책읽는 소녀' 3. 송공산에서 바라본 '천사 분재공원' 4. 향나무 분재 신안 압해도 '천사 분재공원' 수목원ㆍ야생화원ㆍ유리온실 등 들어서 개장 후 17만명 방문… 휴식공간 인기 위대한 시인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시를 쓴다 했던가. 신안군 압해도에 들어서면 푸른바다와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눈부시다. 세속의 찌든 때는 훌훌 벗어 던져버리고 오라는 듯 갯내음을 안고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선선하다. 신안군 압해도. 지난 2008년 연륙교인 압해대교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사람 발길이 뜸한 평범한 섬이었다. 신라시대에는 군마장으로 활용됐으며,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쓰여졌다. 당나라 정덕성이 이곳으로 귀양와서 우리나라 정씨(丁氏)의 시조가 됐다고 전해진다. 섬의 지세가 삼면으로 퍼져 바다를 누르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누를 압(押)자를 써서 압해도라 부르게 됐다. 인근엔 선사시대 유적지인 패총, 고인돌, 선돌이 널려 있다. 지금이야 문명의 이기를 비껴난 섬이지만 한 때는 뱃길의 요충지로 수많은 사람들이 살다가 스러진 곳이기도 하다. 비록 섬이지만 참조기, 민어, 숭어를 잡아 팔아서 생활했다. 최근엔 천일염이 생산돼 신안 대표적인 소금생산지로 발돋움 했다. 조용하던 이곳 압해도가 지난해부터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해 4월29일 '천사섬 분재공원'으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천사섬이란 신안군이 유인도 72개, 무인도 932개인 1004개 섬으로 이뤄졌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1만7000ha(5000만평)의 다도해 바다정원이 보이는 송공산(230.9m) 아래 6만3000㎡(2만여평)에 40억원을 들여 분재 250점, 쇼나조각 101점, 수석 52점, 미니수목원, 야생화원, 유리온실 등을 조성해 송공산 등산로와 함께 명품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4월 개장 이후 45일만에 3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분재 마니아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분재에 관심이 많아 찾았다는 이육차(45ㆍ경기 안산)씨는 "20여년 부터 분재에 빠져 전국 산을 안다녀 본 곳이 없다"며 "이곳에 분재공원이 생겼다고 해서 가족과 함께 여행도 올 겸 들렀다. 우수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 신안의 대표적인 명소로 부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 분재공원에는 각계에서 기증한 작품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분재원과 온실에는 백상록(63) 전 압해면장이 평생 가꿔온 송백, 철쭉, 잡목류 등 분재 100여 점을 기증해 공원의 기틀을 마련했다. 백씨는 1974년부터 취미로 분재를 가꿔왔다. 집에서 600여 점을 키우고 있는 백씨는 이번에 작품성이 뛰어난 분재를 골라 내놓았다. 전시작 가운데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분재도 있다. 백씨가 일본에서 가지가 없는 상태로 가져와 13년 동안 키운 철쭉은 흰색, 빨간색, 보라색 등 5가지 색깔로 꽃을 피운다. 아프리카 석조문화의 진수인 쇼나조각도 권정애 ㈜모베 대표가 80여 점을 기증했다. 신안군 신의면 출신인 한국화가 우암 박용규 화백도 자신의 작품 100점과 소장품인 동ㆍ서양화 69점 등 169점을 기증했다. 또 신안 안좌면 출신 김구일 변호사가 평생 수집해 소장하던 수석 52점을, 광주 거주하는 이영범씨가 1200점을 기꺼이 분재공원에 내놨다. 이씨는 "평소 지역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던 중 분재공원 건립 소식을 듣고 기증하기로 맘 먹었다"며 "분재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체험하고 사색하는 문화예술의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안군 관계자는 "전국의 분재와 수석 소장가들의 기증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생활의 여유와 안식을 제공하는 산교육장으로 만들어 신안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간재 기자 출처 - 전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