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숨쉬는 바다 > 우리바다 생물들 > 절지동물
  [절지동물] [21] 대하 - 군자가 갖춰야 할 예절의 상징
  글쓴이 : 편집실     날짜 : 2018-08-02 17:00     조회 : 3593    

우리바다 생물들(21)





“물고기도 조개도 아닌 새우, 바다에서 나는 것이 어여쁘다. 껍질은 붉은 띠를 두른 것 같고 엉긴 살결 눈처럼 하얗다. 얇은 껍질은 종이 한 장 두께지만 기다란 수염은 몇 자나 된다. 몸을 굽혀 서로 예절을 차리니 맛을 보면 오히려 도(道)가 살찌겠구나.”

고려 말의 충신 목은 이색의 시로, 새우의 등이 굽은 것을 허리 굽혀 인사하는 것으로 봤으니 바다에서 나는 미물이지만 예절을 아는 생물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대하를 먹으면 맛이 좋아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수양이 깊어져 도가 살찌겠다고 노래한 것이다.

옛날부터 대하는 서해안의 명물이었다. 지금도 서해안 쪽 외포, 소래, 태안, 보령까지 대하천지고, 안면도, 남당, 무창포 등은 가을철 대하 축제까지 열어 우리들을 대하의 세계로 유혹한다.

남서풍 부는 가을이 제철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새우는 약 90여종에 이르는데, 바다에 서식하는 새우는 보리새우, 대하, 중하, 꽃새우, 젓새우, 도화새우 등이 있다. 대하는 십각목 보리새우과의 갑각류로,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으로 대하(大蝦)라고 한다.

대하는 봄바람 따라 서해의 얕은 바다로 나와 산란을 한다. 다 자란 새우는 남서풍이 불 때 좀 더 깊은 바다로 나간다. 이 시기가 살이 통통하고 맛이 제일 좋을 때로 가을이 제철이다.

서해를 중심으로 남해 일부 해역에도 분포하며, 10~180m의 진흙 바닥에서 서식한다. 8~10월까지 연안에서 서식하다가 11~12월에 외해로 이동하여 생활한다. 이듬해 4월 말 산란기가 가까워지면 연안으로 회유한다. 산란기는 5~6월이다. 암컷은 대개 밤에 알을 낳으며, 짝짓기를 통해 수컷에게서 받아 보관하던 정자를 저정낭으로부터 풀어 알을 수정시킨다. 한 번에 약 60만 개의 알을 낳으며,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새우는 대부분 죽는다. 수명은 약 1년으로 추정된다.



대하는 서해와 일부 남해에서 서식하며 살이 오르는 가을이 가장 맛있다.


두 눈 사이로 튀어나온 이마뿔과 긴 수염이 특징
대하의 특징인 긴 수염을 두고 중국에서는 ‘해로(海老)’ 즉 바다의 노인으로 표현했다. 또한 새우는 암수가 구별되는데 크기만 보면 암컷이 수컷보다 두 배 이상 크다.

몸길이는 수컷 12~13㎝, 암컷 16~18㎝ 정도로 암컷이 수컷에 비해 크다. 몸 색깔은 연한 회색이고 표면에 짙은 회색 작은 반점이 있으며, 머리가슴의 아랫면과 다리는 노란색이며, 꼬리다리의 끝부분은 짙은 주홍색이다. 머리와 가슴을 덮고 있는 두흉갑(갑각)이 매끈하고 털이 없으며, 두 눈 사이로 튀어나온 이마뿔이 길고 곧다.

조선시대 정약전 선생이 흑산도에서 쓴 <자산어보>에도 대하가 등장한다. “대하는 빛깔이 희거나 붉다. 흰 것은 크기가 두 치(약 6cm), 보랏빛인 것은 크기가 5~6치(15~20cm)에 이른다”고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붉은 수염이 몸길이의 세 배나 된다”고도 했다.

조상들의 대하예찬도 흥미롭다.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서는 “빛깔이 붉고 길이가 한 자 남짓 한 것을 대하라고 하는데 회에 좋고, 국으로도 좋고, 그대로 말려서 안주로도 한다”고 적어두었다. 또한 <증보산림경제>나 <군학회등>에서 대하는 쪄서 볕에 말려 두고 겨울에 먹는다고 했다. 미식가인 허균이 쓴 <도문대작>에는 도하(桃蝦)가 기록돼 있는데, “주로 서해에서 나며 알로 젓을 담그면 매우 좋다”고 했다.



대하는 긴 이마뿔과 수염, 그리고 굽은 등이 특징이다.


뼈와 원기 회복에 탁월
대하는 초가을, 쌀쌀해질 무렵이 특히 좋은데 이는 대하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질 좋은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많으며, 특히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서 뼈 건강과 원기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에는 출장 가는 남편에게 대하를 먹이지 말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아마도 대하가 양기에 좋은 강장 식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하를 한 때 기피하기도 했는데, 이는 콜레스테롤 때문이다, 물론 대하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다. 대하 100g당 약 300mg으로 적은 양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100g당 420mg정도가 들어 있는 달걀보다는 오히려 적은 양이다. 그런데 최근 대하가 괜찮다고 보는 이유는 대하에 들어 있는 타우린 성분이 혈압을 안정시키고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병 주고 또한 약도 함께 준 셈이다.



대하는 아미노산과 단백질, 칼슘과 철분이 많아 뼈와 원기회복에 좋다.


소금구이로 먹을 때 머리도 함께 섭취
그렇다면 어떤 대하를 골라야 할까? 몸이 투명하고 윤기가 나는 것과 껍질이 단단한 것이 좋다. 물론 머리와 꼬리가 제대로 붙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하를 보관해두었다가 먹으려면 깨끗이 손질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고 한 달까지는 보관해서 먹어도 된다. 그리고 대하는 이쑤시개를 이용해 등의 두 번째 마디에서 긴 내장을 빼내고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는다.

대하의 감칠맛을 그대로 살린 소금구이가 단연 인기다. 특히 은박지를 얹은 석쇠에 소금을 깔고 구워서 먹는 소금구이는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튀김이나 구이로 먹을 때는 껍질째 먹기도 한다. 그런데 대하를 제대로 먹는 사람은 머리만 먹는다고 하니 머리를 떼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며, 머리를 바삭하게 구우면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대하와 꽃게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해서 끓이는 대하꽃게탕 역시 별미다. 대하는 특히 부추나 아욱, 마늘과 같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이런 채소들은 항산화물질도 풍부하고, 대하에 부족한 비타민C나 섬유소가 많아 영양적으로도 궁합이 좋다.

대하는 살이 많고 맛이 좋은 고급 새우로 어업이나 양식을 통해 잡는다. 경제성이 높고 보리새우에 비해 기르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많이 양식되고 있다. 그래서 대하는 자연산과 양식이 있는데 그것은 꼬리와 뿔로 구분 한다. 꼬리가 분홍색을 띠면 양식이고, 뿔이 머리보다 밖으로 길게 나오면 자연산이다. 그리고 수염을 보는데, 자연산은 수염이 자신의 몸보다 두 배 이상 길다고 한다. 양식산은 자연산과 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하는 소금구이로 가장 많이 먹으며 꽃게와 함께 탕으로도 인기가 있다.


부부 해로의 염원을 담은 새우 음식
예전에는 결혼식 피로연에 새우를 많이 준비했다. 특히 뷔페식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음식 차린 곳에 삶은 새우를 수북이 쌓아놓았는데 결혼 잔치에 새우를 내놓은 이유가 무엇일까? 값도 적당하고 하객들도 좋아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새우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새우는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의 결혼식 피로연에도 자주 등장한다. 특별하고 중요한 날 준비하는 음식에는 대개 상징과 소원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수험생은 엿을 먹으며 합격을 기원한다. 생일날 한국인이 먹는 미역국, 중국의 생일국수, 서양의 케이크에도 모두 소원이 담겨 있다.

옛날 사람들은 새우를 먹으며 부부가 함께 행복하게 오래 사는 꿈을 꾸었다. 부부 해로의 염원을 담은 것인데, 새우의 굽은 등과 긴 수염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평생을 함께한 노부부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바다새우가 대하인데 별명이 있다. 바다 해(海)와 늙을 로(老) 자를 써서 해로라고 한다. 긴 수염과 구부러진 허리가 바다에 사는 노인을 닮았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우리나라보다는 주로 일본에서 많이 쓰는 별칭이다. 우리말도 그렇지만 일본 말에서도 바다의 노인이라는 ‘해로(海老)’와 부부가 함께 오래 살며 늙어간다는 ‘해로(偕老)’가 발음이 같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결혼 잔치 때 새우를 많이 먹었다.

우리 풍속에도 비슷한 흔적이 있기는 하다. 조선 후기 그림 중에는 뜬금없이 바다새우를 그려 넣은 그림이 있는데 부부한테 행복하게 해로하라는 덕담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주로 결혼 잔치나 회갑연을 기념하는 그림에서 보인다. 조선 후기 일본의 풍속과 음식 문화가 전해지며 생긴 상징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님들은 일본 사람들처럼 새우를 먹으며 부부 해로를 꿈꾸지는 않았던 것 같다. 동방예의지국이니만큼 좀 더 형이상학적으로 풀이했으니, 새우를 군자가 갖춰야 할 예절의 상징으로 보았다.
- 편집실(한국섬선교회 ▼)









분류 절지동물
이름 [21] 대하 - 군자가 갖춰야 할 예절의 상징
등록일 2018-08-02 조회수 3594
분류 어류
이름 [20] 갈치 - 은백색의 키 큰 노신사
등록일 2018-07-20 조회수 3347
분류 어류
이름 [19] 준치 - 썩어도 준치
등록일 2018-04-29 조회수 8185
분류 연체동물
이름 [18] 주꾸미 - 바다에서 피로회복제를 찾다
등록일 2018-02-28 조회수 3259
분류 어류
이름 [17] 홍어 - 잔치 손님의 염치가 발견한 맛
등록일 2018-01-14 조회수 2745
분류 어류
이름 [16] 서대 -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있다
등록일 2016-04-17 조회수 4231
분류 연체동물
이름 [15] 가리비 - 부채를 등에 업은 물속 제트기
등록일 2016-03-30 조회수 6303
분류 어류
이름 [14] 명태 - 다양한 이름만큼이나 사랑받는 국민 생선
등록일 2015-12-10 조회수 4343
분류 극피동물
이름 [13] 해삼 - 인삼에 필적할 효능
등록일 2015-11-16 조회수 6306
분류 연체동물
이름 [12] 낙지 - 원기를 돋우는 바다 인삼
등록일 2015-10-11 조회수 4810
분류 어류
이름 [11] 민어 - 백성의 물고기
등록일 2015-06-21 조회수 6254
분류 어류
이름 [10] 병어 - 육감적인 몸매와 째째한 입
등록일 2015-05-24 조회수 6383
분류 절지동물
이름 [9] 꽃게 - 물개도 놀란 수영실력
등록일 2015-05-10 조회수 6795
분류 해조류
이름 [8] 다시마 - 감칠맛 육수의 대명사
등록일 2015-05-03 조회수 5884
분류 연체동물
이름 [7] 갑오징어 - 바닷속 허풍쟁이
등록일 2015-04-23 조회수 6705
분류 해조류
이름 [6] 매생이 - 바다의 푸른 명주실
등록일 2015-01-25 조회수 4717
분류 어류
이름 [5] 대구 - 담백한 겨울 진객
등록일 2015-01-18 조회수 5571
분류 어류
이름 [4] 숭어 - 물나라 높이뛰기 챔피언
등록일 2014-12-29 조회수 8141
분류 연체동물
이름 [3] 굴 - 굴 따는 어부의 딸은 예쁘다
등록일 2014-11-16 조회수 5810
분류 어류
이름 [2] 전어 - 가을 바다에 깨를 뿌리다
등록일 2014-10-26 조회수 6305
12

   
오늘 175 · 어제 783 · 전체 2,560,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