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회 섬 순회하는 전도자, 한국섬선교회
최종민 목사, ‘항해일지’로 마음의 섬 잇는다
우리나라 섬만을 대상으로 20년째 복음을 전하고 있는 한국섬선교회에서는 새로운 사역을 시작했다. 섬사람들의 삶과 섬 목회자들의 헌신, 하나님의 솜씨를 드러내고 있는 섬 풍경을 이메일을 통해서 알리는 일이다. 이름하여 ‘항해일지’. 항해사가 배 안에서 일지를 기록하듯이 섬선교의 일상과 꿈을 동영상을 통해서 전하고 있다.
항해일지를 열면 영상과 함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의 풍광과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지도, 선유도, 비금도, 마라도, 독거도 등 매주 다른 섬이다. 같은 하늘 아래에 있는 우리 땅이지만 도시인들이 미처 짐작하지 못한 섬 이야기가 있고, 먼 어린 시절 시골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게 풍기는 장면 앞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매년 2월에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외국의 선교 현장이나 성지순례의 영상을 담았다. 올해는 밧모섬을 비롯한 그리스의 성지들을 다룬다. 항해일지의 영상 촬영과 편집은 선교회 회장인 최종민 목사가 직접 작업한다. 이 영상은 어떤 프로젝트를 가지고 단기간에 촬영된 것이 아니라 20년이 넘는 선교회 사역 기간 내내 촬영한 삶의 흔적이다.
최 목사의 고향은 좋은 우리말을 가지고 있다. ‘진달이 섬’ 곧 ‘낙월도(落月島)’다. 달이 진다는 것으로 보아 서해의 끝자락이라는 것이 쉽게 짐작된다. 거기서 나서 초등학교까지 다녔으며, 졸업 후에는 섬을 떠났다. 섬에는 중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소위 육지로 ‘유학’을 간 셈이다.
그가 다시 섬을 찾기는 20대 초반, 그동안 학교 방학 때면 늘 찾아오기는 했지만, 이때는 아예 살 작정으로 온 것이다. 여기에서 그는 예수님을 새롭게 영접하는 계기를 맞았는데 그 날, 산에 올라가 사방의 바다를 보았다. 주변에 십여 개의 섬이 보였으며 이 ‘진달이 섬’ 외에는 모두 교회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창문만 열면 온통 바다요, 섬뿐이었는데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는 이후 신학교에 입학했다. 섬에 들어간 지 5년만이었다.
신학교 졸업반이 되던 해에 한국섬선교회가 창립되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그의 신학교 입학 동기가 되었던 ‘무교회 섬 순회 전도’를 시작했고, 손길이 모아져 ‘방주호’라는 선교선이 만들어졌다. 이 방주호는 해를 거듭할수록 여러 척으로 늘어나 우리나라 섬 곳곳에 배치되었다. 모든 선교선마다 운항책임자(섬목회자)가 있어 지정된 주변의 무교회 섬을 운항한다. 최 목사도 이 선교선에 동승, 순회하면서 섬의 여러 상황을 살핀다. 선박수가 많고 지역도 전국에 걸쳐 있어 한차례 둘러보면 1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섬에 갈 때는 카메라(필름, 비디오)를 챙기는 것이 습관화되었는데 이 또한 벌써 20년째다.
‘항해일지’는 바로 이때 촬영된 영상이다. ‘방주호’가 다니는 곳은 인구 극소수의 섬들이다. 우리나라엔 한 세대, 두 세대의 섬이 수두룩하다. 최 목사가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보노라면 파도와 갯바람에 패인 골 깊은 섬사람들의 얼굴이 낯설지 않음에 반갑기도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시름을 펼 수 없는 그들의 삶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래서 최 목사는 “이 일지는 자신이 본 섬의 모습을 본 그대로 영상이라는 매체로 기록한 것이다. 파도 끝에 있는 형제 섬지기들의 모습과 함께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는 약속의 말씀을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한국섬선교회(www.ksum.org)에서 만나는 주간 선교 동영상은 하나님과 섬을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영감 어린 찬양과 선교 현장을 담은 영상이 성도들에게 큰 도전을 주어 그리스도 안에서 마음의 섬들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