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개 섬 전도 '방주호 동영상' 감동 물결 한국교회 신앙의 향기를 찾아(4) 요즘 인터넷에 한 항해일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섬선교회(대표목사 최종민)가 떠다니는 교회 ‘방주호’를 타고 전국 무교회 섬을 돌며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주간 선교 동영상이 바로 그것. 땅이 끝나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바다, 크고 작은 산자락이 흘러내리는 섬, 고기잡이에 나서는 어부의 흥겨운 가락과 온갖 생명들의 사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섬소년의 목적 있는 기도 한 섬소년이 있었다. 서해 끝자락 전남 영광군 진달이섬(달이 진다는 뜻의 낙월도). 햇살 고운 봄날에는 온 섬을 뛰어다니며 고사리 '삐비'(싹이 나기 직전의 풀의 애순)를 꺾고,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과 함께 '갈마꾼' 백사장에서 뛰놀고, 가을이면 산에 올라 은빛 물살 너머 수평선 밖으로 내달리는 배들을 보며 자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지로 유학을 떠났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스무살 초입이 돼서야 다시 고향 섬을 찾았다. 그리고 그는 예수를 영접하는 놀라운 사건을 맞이했다. 그 날, 어린 시절 추억이 서린 고향 산에 올랐다. 주변 10여 개 섬 중에서 교회가 있는 곳은 진달이섬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육지로 나가 신학교에 입학했다. 우리나라 157개의 교회 없는 섬들이 "빨리 이리 와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냈다. 목적이 있는 기도 응답일까. 1987년 신학대학원 졸업반이 되던 해 주님은 한국섬선교회를 창립해주셨다. #떠다니는 교회 방주호의 항해일지 그 해 섬소년 최종민은 '주님의 종' 최종민 목사로 다시 태어났다. 신학교 선배, 동기생과 함께 '어서 건너와 도와달라'던 무교회 섬들을 찾아가 전도를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의 성의가 모아지고 쌓여 드디어 88년 12월 한국섬선교회 첫 번째 선교선 '방주호'가 태어났다. 해가 거듭되면서 방주호는 8척으로 늘어나 전국 157개 무교회 섬을 부족하나마 모두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방주호 선교사들은 항해 도중 섬마을 어선을 만나면 배에 올라 고기잡이를 거들어주고 복음을 전한다. 임신부나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구호선 역할도 한다. 방주호가 찾는 섬들은 대부분 5∼6가구의 노인들만 살고 있는 곳이다. 아픈 주민이 있거나 고장난 가전제품이 있으면 다음 방문 때 간단한 약품과 수리 도구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항해일지는 이런 섬선교회의 20년 간의 선교일지로 최 목사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했다. #'성남도 큰 어부' 동영상 맛보기 3월 넷째주 항해일지 '성남도 큰 어부'를 클릭하자 클로에 에그뉴의 잔잔한 성가곡과 함께 은빛 바다가 출렁인다. 늙은 어부와 그의 아내가 남도의 봄빛 아래서 느린 손으로 그물을 손질하고, 그들의 주름만큼이나 깊고 온순한 바다로 나가 그물을 내린다. "주님이 해변서 떡을 떼심 같이/하늘의 양식을 내리어 주소서/낮고 천한 우리 긍휼히 여기사/주여 주여 먹이어 주소서/주여 주여 먹이어 주소서" 반나절을 하늘과 바다를 보고, 두 손 모은 기도로 때를 기다려 그물을 올린다. 얼마나 잡혔을까? 올라오는 그물을 보는 우리 눈이 더 긴장한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이 이러했으리라. 그 날 주님께선 욕심 없는 늙은 어부에게 먹을 만큼의 양식을 내려주셨다. #이메일로 항해일지 선물하세요 항해일지는 한국섬선교회 홈페이지(www.ksum.org)를 통해 직접 신청했거나 타인의 추천에 의해 접수된 이메일로 매주 월요일 아침 무료 서비스된다. 수신자의 컴퓨터 용량에 따라 고화질과 저화질 두 종류로 보내지며 고화질의 경우 전체 화면으로 감상해도 될 만큼 영상이 선명하다. "비신앙적 동영상이 난무하는 요즘 항해일지는 크리스천 네티즌들의 믿음을 한 단계 성숙시킬 수 있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초교파 선교선 방주호는 20년째 5만 교회 1200만 성도의 승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6∼7평 섬선교회 사무실을 나서며 최 목사와 약속했다. "이른 시일 내에 방주호에서 다시 만나요." 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